
시스템 사고 과정이 실질적인 디자인 문제 해결에 적용된 사례는 미래 디자인(Future Design)이나 스페큘레이티브 디자인(Speculative Design) 과정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Future Wheel 방법론은 현재 시점에서 경제, 인구, 기후, 기술, 정치, 사회 구조적으로 나타나는 약한 신호(Weak Signal)를 찾아내고, 이 신호들이 만들어 낼 미래의 모습을 1차, 2차, 3차 등 연속적으로 그려보는 과정을 반복하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원인-결과 관계를 시각적으로 그려내는 방법론입니다.
이 방법론에서 학생들은 원인과 결과의 사고 과정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며, 시스템적 사고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시스템적 관점으로 문제를 보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 과정이 시스템 사고를 배우는 단계라는 명시적인 언급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Future Wheel
Future Wheel은 1971년 제롬 글렌(Jerome C. Glenn)에 의해 개발된 미래 예측 도구로, 현재의 사건이나 약한 신호(Weak Signal)가 어떤 방식으로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원인과 결과의 연쇄 구조로 시각화하는 도구입니다. 중심에 주목하는 미래사회의 모습(여기서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삶)을 배치하고, 이 변화가 초래할 1차적 결과, 이어지는 2차적 결과, 그리고 그 너머의 파급 효과를 방사형으로 펼쳐 나가는 방식으로 구성힙니다.
이 방법론은 단순한 아이디어 확산이 아니라, 논리적 인과관계를 반복적으로 묻고 그 연결 고리를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즉, 어떤 변화가 ‘왜 일어났는가’, ‘그 결과로 무엇이 발생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복합적인 상호작용 구조를 체계적으로 탐구하게 됩니다.
Future Wheel 방법론은 삼성생명 Lifenology 산학협력 프로젝트 초기, 주제 선정 과정에서 치밀하게 사용되었는데요. 보험에서 제시하는 Future Life Style의 모습을 예측해 보고, 그 Future Life Style을 사는 사람들의 니즈와,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것(Things)는 과연 무엇일까를 상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학습, 소비, 식습관, 가치관, 주거생활 분야에서 작은 변화의 신호를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 패턴 분야에서는 가치 소비, 협동조합, 공유경제 등을 주목할만한 작은 신호로 채택히었고, 이 신호는 다시 지역 경제 활성화, 지속가능성 고려, 공동체 발전의 1차적 결과와 지역 농산물, 제로 웨이스트, 공유오피스, 공유 모빌리티 등의 2차적 결과의 연쇄 구조로 전개하였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발견한 작은 신호들을 사고 확장을 통하여 연결고리를 찾고, 그 연결고리를 결합하여 '공동체 내의 자원 순환을 촉진하는 소비 행태',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소비 행태', ' 지속가능한 행태의 사회 발전'이라는 3개의 미래 라이프 스타일 키워드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Future Wheel과 같은 작업을 통해서, 미래의 지속가능한 라이프 스타일은 어떤 목표와, 구성 요소를 가질 수 있고, 각 구성 요소간의 상호작용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됩니다. 이 작업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미래의 라이프스타일 시스템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일단 이러한 라이프스타일 시스템이 구축되고 나면, 그다음에는 이 시스템에 개입할 수 있는 지렛점을 찾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시스템의 목표를 수정하거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것처럼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지렛점을 설정할지, 아니면 단순히 정보의 흐름을 바꾸거나, 정보를 보다 가시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개입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기존에 이미 아이디어가 나와 있다면, 그 아이디어가 이 시스템의 혁신에 얼마나 기여하는 지, 혹은 다른 시스템 구성 요소를 통하여 더 나은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있는 지를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 구성 요소의 작은 변화가 전체 시스템에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Future Wheel을 통하여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성하는 시스템의 요소를 도출한 후에, 도출된 구성 요소를 기반으로 미래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옅볼 수 있는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었고요.(이때 chatGPT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시나리오에서는 미래에 사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유지하려 할 떄, 어떤 사회/문화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며, 이런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자기 주도적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가게 되는 지에 초점을 맞춰 스토리를 전개하였습니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난 후에는 미래에 자기주도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줄 8인의 대표 퍼소나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자, 이제 미래에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미래 제품을 한 번 구경해보실까요?
그리고 그 과정을 짧게 설명하는 버전도 있습니다. 편하게 즐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