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1일, 홍콩 여행의 시작
설레는 마음으로 홍콩행 비행기에 올랐다. 겨울이었지만 홍콩의 날씨는 온화했고, 공항에 내리는 순간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입국 수속을 마친 후 공항 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심으로 이동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침사추이. 숙소는 침사추이 한복판에 위치한 에어비앤비로, 짐을 맡긴 후 곧바로 홍콩의 대표적인 딤섬 맛집 원딤섬을 찾았다. 예상대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번호표 대신 메뉴판을 받고 기다리는 동안 먹고 싶은 딤섬을 골랐다. 한국에서는 접해보지 못했던 메뉴부터, 예전에 호주나 미국에서 맛보았던 익숙한 딤섬까지—기대에 부풀어 여러 가지를 주문했다. 기다림 끝에 마주한 홍콩의 딤섬은 기대 이상이었다. 얇고 쫀득한 피 속에 가득 찬 육즙, 감칠맛 나는 소스와의 조화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하지만 더욱 기억에 남은 건 식사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천천히 걸으며 홍콩의 거리를 만끽했다. 길거리 찻집에 들러 쌉싸름한 건강차를 마셨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빌딩에 들어서 한국에서도 유명한 화장품 매장을 발견해 신기해하기도 했다. 우연히 들어간 쇼핑몰은 한국의 동대문 패션플라자를 떠올리게 했으며, 조금 더 걸으니 활기 넘치는 야시장이 펼쳐졌다. 홍콩의 밤거리는 을지로, 동대문, 광장시장을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홍콩 특유의 감성을 느끼며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두 번째 날,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빅토리아 피크
아침 일찍 딤섬 맛집을 찾아가 따끈한 하가우와 샤오마이를 즐겼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주었다. 식사를 마친 후, 센트럴에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천천히 언덕을 올랐다. 길을 따라 늘어선 작은 카페와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유명한 에그타르트 가게를 발견했지만, 이미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조금 더 올라가자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고기 국수 집이 눈에 들어왔다. 깊고 진한 국물 맛이 궁금했지만, 이곳 역시 긴 줄이 이어져 있어 구경만 하고 지나쳤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피크 트램을 타기 위해 이동했지만, 예상보다 줄이 훨씬 길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트램에 올라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창밖으로 홍콩의 야경이 점점 펼쳐졌다.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이었고,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이 바다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었다. 홍콩의 고층 빌딩들이 작은 별처럼 빛나는 광경을 보며, 긴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꼈다. 내려오는 길에는 우연히 작은 시장을 지나쳤다. 다양한 과일과 꽃들이 진열된 풍경이 정겨웠고, 꽃을 파는 할머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은 꽃 한 송이를 손에 쥐고, 그 따뜻한 순간을 마음속에 새겼다.
마지막 날, 홍콩에서의 마무리
마지막 날은 조금 여유롭게 센트럴을 거닐었다. 만모사원에서 향 냄새 가득한 분위기를 체험하며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공항으로 가기 전, 다시 한번 홍콩의 대표 간식을 맛보기 위해 타이청 베이커리를 찾았다. 바삭한 페이스트리 속 부드러운 커스터드가 일품인 에그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었다. 홍콩식 밀크티 한 잔과 함께 여행의 마지막을 달콤하게 마무리했다. 2박 3일 동안 짧지만 강렬했던 홍콩. 화려한 야경, 다양한 음식, 독특한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공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