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전시에서 주로 사용되는 공감형 스토리텔링을 한 번 살펴보자.
"질문을 질문하다"
노진아의 가짜살 프로젝트의 경우,

와 같은 질문으로 작품 전시를 시작한다. 그리고 작가의 철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노진아는 인공 뼈, 임플란트, 각종 인공 장기·보형물처럼 인간 몸에 점점 많아지는 기술적 개입을 떠올리게 하며, 어느 지점까지를 인간, 어느 지점부터를 기계라고 할 수 있을지를 질문하는 작가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어떤 텍스트 구조를 통해서 본인의 작업을 설명하는 것이 좋을까?
1) 시작은 무조건 질문이다. 이 질문이란 과연 무엇인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식 강연장에서는 '질문'이란 단어를 이렇게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사용하는 질문으로 시작하기 기법은 작가 자신에게도 본 프로젝트를 계속 끌고갈 수 밖에 없는 동기가 되는 그 무엇 - 작업에 대한 단순히 흥미를 끌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 이 되는 질문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꼭 해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본인이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부가적으로 등장했던 질문들에 대한 고민을 담담하게 나열하면 그것이 결국 디자인 전시를 위한 프리젠테이션 포맷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2) 그리고 체험이다.
가장 쉽고 좋은 디자인 전시텍스트는 "체험해보세요." 일 것이다. 만져보고 앉아보고 만듦새를 살펴보고, 냄새맡고 움직여보고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디자인 전시가 지향해야 하는 바가 아닐까? 여기서 디자인 스케치나 디자인에 영감을 받은 이미지를 출력해서 부착해도 좋을 것 같다. 자연스럽게 작업 스튜디오 환경을 만드는 연출이다.
단지 디자인 전시장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해줄 필요는 있을 것 같다.

3) 그 다음이 디자인 텍스트다.
조립 구조라던지, 작동 방식 혹은 생산 방식, 재료의 특성, 사용 시나리오 등, 그리고 미래의 활용 가능성은 텍스트와 그래픽으로 처리하여 관객이 상상할 수 있게 도와줄 필요는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