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이어진 오스트리아 인스피레이션 투어에서 얻은 영감의 조각들을 퍼즐로 맞춰 하나의 큰 그림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그래서 4개의 퍼즐을 만들어 이것 저것 이어 붙여보는 작업을 해봤어. 나만의 해석이니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줘.
첫 번째 퍼즐: 빈 응용 예술대학교 (Universität für angewandte Kunst Wien)

이 곳에서는 빈 응용 예술대학교를 약칭으로는 앙게방뜨라고 부르더라고.

이 곳 산업디자인 교육은 크게 산업디자인과 Design for Investigation 으로 구분되며, Design for Investigation은 쉽게 Speculative Design이라고 이해하면 돼.
산업디자인 학과장을 만나서 이 곳 교육과정과 특징에 대해서 짧게 설명을 들었지만, 이 곳 학생들의 작업물은 일단 큰 게 특징이야. 수업 시간에 일대일 사이즈로 크게 작업물을 만드는 데, 그 이유는 프로토타입 목업이 아닌 실제 제품으로 각종 디자인 페어를 통해서 디자이너로 직접 데뷰할 수 있는 플랫폼 구성이 잘 되어있기 때문으로 생각돼.

마침 앙게방뜨에서 만난 선유민학생은 (인스타그램) 비엔나 디자인 페어 기간에 앙게방뜨 재학생들과 함께 가구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어. 소박하지만 진솔한 작업물을 직접 보고 만져보며,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나눠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 "예술로 일상을 물들이고자 하는" 디자이너에게 얼마나 다양한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인가!! 라는 짧은 생각을 했지. 이 만남은 한국인 송명일님의 '송콜렉션' 편집샵 운영이야기로 연결되어 이어져. (오스트리아 디자인의 이해_마지막 퍼즐)
전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독일 베를린 조형대학교 학생들은 졸업작품을 들고, 이 곳 비엔나 디자인 위크 전시에 참여했어. 국내 대학교에서 졸업작품전시를 주로 교내전시로 마무리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지. 물론 외부 전시의 경우, 장소대여료나 작품 운송료가 별도로 들지만, 그래도 학생 스스로 전시를 기획하고 팀을 조직하여 외부에서 운영하는 것이 디자이너 자기 피알시대에 필수적 경험으로 되어가고 있지는 않을지... 특히나 실제 사이즈로 작업을 진행하면 물성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나라에는 을지로가 있잖아....)

https://www.instagram.com/udk_productdesign/

졸업전시 작품의 규모는 대략 이래. 공공 장소에서 사용하는 공공기물 디자인인데, 여럿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디자이너의 의도가 정직하게 와닿았어.
이 베를린 대학교 학생 졸업 작품(스튜디오 크레펠) 중에 특히 눈에 띄는 작업물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해. 이 디자인은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 아래글은 제품에 대한 소개글이야.

이 주방용품은 기존의 건축자재를 활용하여, 3D 프린팅 연결부로 아주 현명한 디자인 해결안을 제시하고 있어. 이사갈 때도 편하게 이사할 수 있고, 또 재료의 낭비도 심하지 않아서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또 자기 집의 여건에 맞추어 디자인 변경도 쉽게 가능한 구조인거지.


여럿의 잘품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흥미롭게 봤던 학생 작품이기도 헤/
앙게방뜨와 유럽의 산업디자인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업물을 학교 이외의 장소에서 전시하고 공개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시스템은 어디에서 부터 왔을까?
앙게방뜨(Universität für angewandte Kunst Wien)는 단순히 비엔나에 위치한 응용예술대학교가 아니다. 이 학교의 뿌리는 1867년, 오늘날의 MAK(응용예술박물관, Museum für Kunst und Industrie) 부속 기관으로 설립된 「비엔나 공예학교」(Kunstgewerbeschule des Österreichischen Museums für Kunst und Industrie) 에 있다.
이 시기의 공예학교는 예술과 산업, 수공예를 통합하려는 새로운 교육 실험의 장이었으며, 훗날 오스트리아 근대 디자인의 요람이 된다. 특히 요제프 호프만(Josef Hoffmann) 과 코로만 모저(Koloman Moser) 가 이곳에서 학생으로 공부하고, 나중에는 교수로 재직하였다. 이 두 인물은 1903년 빈 공예공방을 설립하고, 곧 빈 분리파(Vienna Secession) 운동의 핵심 멤버로서 활약한다.
결국, 비엔나 공예학교(1867) → 빈 분리파(1897) → 비엔나 예술 공방 설립(1903) → 현대의 앙게방뜨 로 이어지는 이 연결고리 속에서 현재 오스트리아 디자인의 교육 철학—즉, 예술과 공예,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려는 전통—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사실은 오늘날 오스트리아 디자인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 퍼즐의 핵심 조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두 번쨰 퍼즐인 비엔나 예술 공방과 빈 분리파 운동으로 넘어가보도록 해.